의료 공백으로 현장 간호사 10명 중 6명이 병원 측의 일방적인 강요로 전공의 업무를 대신하면서도 관련 교육은 1시간 남짓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대상 의료기관이면서도 이에 참여하지 않는 병원이 61%에 달해 이들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경우 법적인 보호마저 받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상급종합병원에 채용됐으나 지금까지 발령이 무기한 연기된 신규간호사가 76%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대형병원들이 내년 신규간호사 모집 계획마저 없는 것으로 조사돼 간호대학 4학년 재학 중인 예비간호사들이 고용절벽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간호협회가 지난 6월 19일부터 7월 8일까지 의료법 제3조의3에 따른 종합병원과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제2조의2에 따른 수련병원 등 387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은 전체의 39%인 151개 기관에 불과했다. 또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에서 진료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간호사는 1만3502명이었다.
간호협회가 지난해 운영한 ‘불법진료 신고센터’에 의료법 위반사례로 신고된 의료기관과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의료기관을 비교한 결과 매칭율이 88%(133개 기관)에 달했다.
또 간호사 10명 중 6명은 병원 측으로부터 전공의 업무를 강요받아 수행하면서도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의료기관에게 근무하는 간호사의 경우 법적인 보호마저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현장 간호사들은 환자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두려움과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업무 수행으로 인해 많은 심적 부담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에서 현장 간호사들은 “점점 더 일이 넘어오고, 교육하지 않은 일을 시킨다”거나 “시범사업 과정에서 30분∼1시간 정도만 교육한 후 업무에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수련의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데 업무 범위도 명확하지 않고, 책임소재도 불명확한 데다 업무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도 따로 없어 수련의의 업무를 간호사가 간호사를 가르치는 상황”이라며 현장 상황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의료공백 사태 이후 병원들은 경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신규간호사 발령마저 무기한 연기하면서 신규간호사 발령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간호협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통계’ 자료를 재구성해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19년∼2023년) 1분기 대비 2분기 근무 간호사 평균 증가율은 크게 감소했다.
이를 종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은 5년 평균 1334명이 증가했으나 올해는 오히려 194명이 줄었다. 종합병원 역시 지난 5년 평균보다 근무 간호사 수가 2046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병원급 이상 전체 간호사 증가 인원도 5년 평균의 65% 수준에 머물렀다.
[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간호사 배치 현황
(단위: 명)
구분
의료기관
병원급 이상 전체 증가 인원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
정신병원*
최근 5년간)2019년∼2023년) 1분기 대비 2분기 평균 증가 인원
1,334
2,252
380
105
402
4,473
2024년 1분기 대비 2분기 증가 인원
▽194
2,046
859
158
34
2,903
자료: 「건강보험통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재구성
단, 정신병원은 병원에서 분리해 통계를 작성한 2021년부터 3년간 평균 인력
이 결과 지난 13일 현재 47개 상급종합병원 중 조사에 참여한 41개 의료기관의 경우 지난해 올해 발령인원을 8390명 선발했으나 지금까지 발령을 하지 못한 신규간호사가 전체의 76%(6376명)에 달했다.
이들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31개 의료기관은 간호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예비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올해 실시되는 신규간호사 모집 계획마저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현재 간호사 국시를 앞둔 4학년 간호대생들은 채용인원이 줄어 취업 경쟁은 심해지고 휴학을 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취업절벽에 내몰리고 있다.
간호협회 탁영란 회장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서 재차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생명과 환자 안전을 위해 끝까지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간호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체계가 너무나 허술하고 미흡하다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시범사업 지침에는 ‘근로기준법 준수’라고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지만 의사 파업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간호사들의 근무 환경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면서 “신규간호사들은 자신의 삶의 방향마저 잃어버린 채 불안해하고 있고, 졸업을 앞둔 예비간호사인 간호대학 4학년 학생들은 고용절벽에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탁영란 회장은 “이제는 진료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간호사 교육 지원과 함께 신규간호사와 예비간호사들에 대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하며, 의료 공백 사태 이후 현장을 지키고 있는 간호사에 대한 적정한 보상체계도 마련되어야 한다”며 “더 이상 간호사에게 희생만을 강요받지 않고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국회에서 간호법안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붙임 – 기자회견문
[붙임]
기자회견문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 지도 오늘로 6개월이 되었습니다.
대한간호협회가 운영해 오고 있는 ‘현장 간호사 애로사항 신고센터’에 접수된 제보 내용들도 의사 집단행동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진료 공백에 대응하는 간호사들의 근무환경과 업무 범위에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전공의들이 떠났던 지난 2월 20일부터 3월 둘째 주까지의 주된 신고 내용은 병원들이 진료 공백을 메꾸기 위해 전문간호사, (가칭)전담간호사는 물론, 일반간호사들에게까지 본인의 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로 전환되어 투입되면서 현장 간호사들은 과중한 업무를 호소해 왔습니다.
그러나 3월 둘째 주 이후 환자들이 전공의들이 있던 수련병원에서 비수련병원으로 전원이 되고, 입원했던 환자들도 퇴원하면서 병상가동률은 급감했고, 이로 인해 병원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현장 간호사들에게 강제적인 연차 사용과 함께 무급휴가를 강요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는 등 근무 환경을 위협받고 있다는 제보들이 잇따랐습니다.
이에 대한간호협회는 ‘현장 간호사 애로사항 신고센터’에 접수된 제보 내용에 대한 사실 여부와 함께 간호사들이 처해 현안을 파악하기 위해 ‘의료 공백 위기 대응 간호사의 근무 환경 위협 실태조사’를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실시하였습니다.
그 결과 전국에서 2천여 명의 간호사들이 조사에 참여했으며 응답자의 67.9%가 수련병원 간호사들이었고 강제적인 연차 사용과 함께 무급휴가에 내몰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또 나머지 비수련병원에서도 간호사들이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전원 되어오는 환자들이 크게 늘면서 업무 부담으로 고통받고 있는 등 피해를 당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조사 결과는 최훈화 정책전문위원이 자세히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서 재차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생명과 환자 안전을 위해 끝까지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간호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체계가 너무나 허술하고 미흡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정부 시범사업 지침에는 ‘근로기준법 준수’라고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지만 의사 파업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간호사들의 근무 환경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오늘도 간호사들은 원치 않는 전공의 업무를 떠맡고 있으며 무급휴가를 강요받거나 임금 미지급과 실직이라는 고용위협 앞에 직면해 있습니다.
또한 현장 간호사들은 전공의들이 떠난 빈자리를 메꾸고 있지만 정부의 시범사업에 대상 병원 중 60% 이상이 참여하고 있지 않아 법적인 보호마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이미 취업했어야 할 신규간호사들의 발령마저 늦어지면서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앞으로의 자신의 삶의 방향마저 잃어버린 채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또 발령을 빌미로 신규간호사에게 전공의 업무를 강요하는 불법적인 사례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졸업을 앞둔 예비간호사인 간호대학 4학년 학생들 문제도 심각합니다. 졸업 후 취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날이 갈수록 확대되면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고용절벽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정부와 의사단체에 묻고 싶습니다. 환자를 저버린 자 누구입니까? 간호사입니까? 그런데 왜 간호사에게만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입니까?
의료 현장을 묵묵히 지키며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간호사가 환자 간호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간호사들이 직면한 문제 해결에 이제는 국회와 정부, 의사단체가 함께 나서 주십시오.
필수의료를 살리고 의료체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대형병원을 중증질환 중심체계로 바꾸기 위해서는 병원들이 간호사의 1인당 환자 수를 무시한 채 강제로 무급 휴가를 보내거나 신규간호사들의 발령을 늦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추가로 간호사가 배치되도록 해야 합니다.
진료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간호사 교육 지원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하며 이들 간호사에 대한 적정한 보상체계도 마련되어야 합니다.
특히 간호사들이 의료 현장에서 환자 간호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간호법안 제정에 국회와 정부가 함께 나서주셔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간호사가 더 이상 희생만을 강요받지 않고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간호법안 제정에 보다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간호사 10명 중 6명 전공의 업무 강요 받았다
대상 병원 61% 시범사업 미참여로 법 보호도 못 받아 … “간호법안 제정 시급”
신규간호사 76% 발령 무기 연기 … 대형병원 대부분 내년 모집 계획마저 “전무”
의료 공백으로 현장 간호사 10명 중 6명이 병원 측의 일방적인 강요로 전공의 업무를 대신하면서도 관련 교육은 1시간 남짓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대상 의료기관이면서도 이에 참여하지 않는 병원이 61%에 달해 이들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경우 법적인 보호마저 받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상급종합병원에 채용됐으나 지금까지 발령이 무기한 연기된 신규간호사가 76%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 대형병원들이 내년 신규간호사 모집 계획마저 없는 것으로 조사돼 간호대학 4학년 재학 중인 예비간호사들이 고용절벽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간호협회가 지난 6월 19일부터 7월 8일까지 의료법 제3조의3에 따른 종합병원과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제2조의2에 따른 수련병원 등 387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은 전체의 39%인 151개 기관에 불과했다. 또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에서 진료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간호사는 1만3502명이었다.
간호협회가 지난해 운영한 ‘불법진료 신고센터’에 의료법 위반사례로 신고된 의료기관과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의료기관을 비교한 결과 매칭율이 88%(133개 기관)에 달했다.
또 간호사 10명 중 6명은 병원 측으로부터 전공의 업무를 강요받아 수행하면서도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의료기관에게 근무하는 간호사의 경우 법적인 보호마저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현장 간호사들은 환자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두려움과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업무 수행으로 인해 많은 심적 부담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에서 현장 간호사들은 “점점 더 일이 넘어오고, 교육하지 않은 일을 시킨다”거나 “시범사업 과정에서 30분∼1시간 정도만 교육한 후 업무에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수련의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데 업무 범위도 명확하지 않고, 책임소재도 불명확한 데다 업무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도 따로 없어 수련의의 업무를 간호사가 간호사를 가르치는 상황”이라며 현장 상황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의료공백 사태 이후 병원들은 경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신규간호사 발령마저 무기한 연기하면서 신규간호사 발령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간호협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통계’ 자료를 재구성해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19년∼2023년) 1분기 대비 2분기 근무 간호사 평균 증가율은 크게 감소했다.
이를 종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은 5년 평균 1334명이 증가했으나 올해는 오히려 194명이 줄었다. 종합병원 역시 지난 5년 평균보다 근무 간호사 수가 2046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병원급 이상 전체 간호사 증가 인원도 5년 평균의 65% 수준에 머물렀다.
[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간호사 배치 현황
(단위: 명)
구분
의료기관
병원급 이상 전체 증가 인원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
정신병원*
최근 5년간)2019년∼2023년) 1분기 대비 2분기 평균 증가 인원
1,334
2,252
380
105
402
4,473
2024년 1분기 대비 2분기 증가 인원
▽194
2,046
859
158
34
2,903
단, 정신병원은 병원에서 분리해 통계를 작성한 2021년부터 3년간 평균 인력
이 결과 지난 13일 현재 47개 상급종합병원 중 조사에 참여한 41개 의료기관의 경우 지난해 올해 발령인원을 8390명 선발했으나 지금까지 발령을 하지 못한 신규간호사가 전체의 76%(6376명)에 달했다.
이들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31개 의료기관은 간호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예비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올해 실시되는 신규간호사 모집 계획마저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현재 간호사 국시를 앞둔 4학년 간호대생들은 채용인원이 줄어 취업 경쟁은 심해지고 휴학을 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취업절벽에 내몰리고 있다.
간호협회 탁영란 회장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서 재차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생명과 환자 안전을 위해 끝까지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간호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체계가 너무나 허술하고 미흡하다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시범사업 지침에는 ‘근로기준법 준수’라고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지만 의사 파업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간호사들의 근무 환경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면서 “신규간호사들은 자신의 삶의 방향마저 잃어버린 채 불안해하고 있고, 졸업을 앞둔 예비간호사인 간호대학 4학년 학생들은 고용절벽에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탁영란 회장은 “이제는 진료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간호사 교육 지원과 함께 신규간호사와 예비간호사들에 대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하며, 의료 공백 사태 이후 현장을 지키고 있는 간호사에 대한 적정한 보상체계도 마련되어야 한다”며 “더 이상 간호사에게 희생만을 강요받지 않고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국회에서 간호법안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붙임 – 기자회견문
[붙임]
기자회견문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 지도 오늘로 6개월이 되었습니다.
대한간호협회가 운영해 오고 있는 ‘현장 간호사 애로사항 신고센터’에 접수된 제보 내용들도 의사 집단행동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진료 공백에 대응하는 간호사들의 근무환경과 업무 범위에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전공의들이 떠났던 지난 2월 20일부터 3월 둘째 주까지의 주된 신고 내용은 병원들이 진료 공백을 메꾸기 위해 전문간호사, (가칭)전담간호사는 물론, 일반간호사들에게까지 본인의 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로 전환되어 투입되면서 현장 간호사들은 과중한 업무를 호소해 왔습니다.
그러나 3월 둘째 주 이후 환자들이 전공의들이 있던 수련병원에서 비수련병원으로 전원이 되고, 입원했던 환자들도 퇴원하면서 병상가동률은 급감했고, 이로 인해 병원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현장 간호사들에게 강제적인 연차 사용과 함께 무급휴가를 강요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는 등 근무 환경을 위협받고 있다는 제보들이 잇따랐습니다.
이에 대한간호협회는 ‘현장 간호사 애로사항 신고센터’에 접수된 제보 내용에 대한 사실 여부와 함께 간호사들이 처해 현안을 파악하기 위해 ‘의료 공백 위기 대응 간호사의 근무 환경 위협 실태조사’를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실시하였습니다.
그 결과 전국에서 2천여 명의 간호사들이 조사에 참여했으며 응답자의 67.9%가 수련병원 간호사들이었고 강제적인 연차 사용과 함께 무급휴가에 내몰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또 나머지 비수련병원에서도 간호사들이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전원 되어오는 환자들이 크게 늘면서 업무 부담으로 고통받고 있는 등 피해를 당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조사 결과는 최훈화 정책전문위원이 자세히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서 재차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생명과 환자 안전을 위해 끝까지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간호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체계가 너무나 허술하고 미흡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정부 시범사업 지침에는 ‘근로기준법 준수’라고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지만 의사 파업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간호사들의 근무 환경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오늘도 간호사들은 원치 않는 전공의 업무를 떠맡고 있으며 무급휴가를 강요받거나 임금 미지급과 실직이라는 고용위협 앞에 직면해 있습니다.
또한 현장 간호사들은 전공의들이 떠난 빈자리를 메꾸고 있지만 정부의 시범사업에 대상 병원 중 60% 이상이 참여하고 있지 않아 법적인 보호마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이미 취업했어야 할 신규간호사들의 발령마저 늦어지면서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앞으로의 자신의 삶의 방향마저 잃어버린 채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또 발령을 빌미로 신규간호사에게 전공의 업무를 강요하는 불법적인 사례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졸업을 앞둔 예비간호사인 간호대학 4학년 학생들 문제도 심각합니다. 졸업 후 취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날이 갈수록 확대되면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고용절벽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정부와 의사단체에 묻고 싶습니다. 환자를 저버린 자 누구입니까? 간호사입니까? 그런데 왜 간호사에게만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입니까?
의료 현장을 묵묵히 지키며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간호사가 환자 간호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간호사들이 직면한 문제 해결에 이제는 국회와 정부, 의사단체가 함께 나서 주십시오.
필수의료를 살리고 의료체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대형병원을 중증질환 중심체계로 바꾸기 위해서는 병원들이 간호사의 1인당 환자 수를 무시한 채 강제로 무급 휴가를 보내거나 신규간호사들의 발령을 늦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추가로 간호사가 배치되도록 해야 합니다.
진료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간호사 교육 지원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하며 이들 간호사에 대한 적정한 보상체계도 마련되어야 합니다.
특히 간호사들이 의료 현장에서 환자 간호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간호법안 제정에 국회와 정부가 함께 나서주셔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간호사가 더 이상 희생만을 강요받지 않고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간호법안 제정에 보다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